며칠 전 영화 말모이를 보았습니다. 말모이는 우리말을 모은다는 의미로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어학회에서 사전을 만들면서 쓴 말입니다.
사전의 이름이면서 사전을 만드는 운동의 이름으로 말모이가 쓰였습니다. 영화 말모이는 사전을 만들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아래는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말모이 메인 예고편입니다.
말모이의 배경과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194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어학회 사람들이 우리말 조선어 사전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원래 우리말을 연구하신 주시경 선생이 사전 제작을 시작했으나 1914년에 돌아가시면서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조선에서는 이미 일본제국이 조선의 언어와 문화를 말살하기 위한 정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일본어만 사용해야 되고 서울 거리에서는 한글 간판들이 점점 사라지고 일본어 간판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영화에서는 류정환(윤계상)이라는 사람이 조선어학회 대표를 맡아서 우리말 사전 작업을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 김판수(유해진)가 등장하면서 영화가 시작합니다.
김판수는 서대문형무소에 끌려간 적이 있는 전과자입니다. 극장에서 표검사 일을 하던 중 지인을 무단으로 입장 시켜준게 적발되어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그러던 중 아들이 다니는 경성제일중학교에서는 월사금을 내지 않으면 학교에서 퇴학 시킨다는 통지서까지 옵니다. 돈이 필요한 김판수는 어쩔 수 없이 서울역에서 동료와 함께 서울역에서 소매치기를 계획하고 우연히 류정환의 가방을 훔치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사실 류정환의 가방에는 돈이 아니라 조선어 사전을 제작하기 위한 원고가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류정환은 우여곡절 끝에 김판수의 집에 찾아가 가방을 되찾습니다.
류정환은 조갑윤, 임동익, 박훈, 구자영, 민우철과 함께 조선어 사전을 만들기 위해 작업을 계속합니다. 그러던 중 심부름꾼이 필요하던 차에 우연히 김판수와 류정환은 재회하게 됩니다. 때마침 김판수가 형무소에 있던 시절 조갑윤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를 심부름꾼으로 쓰자고 제안합니다.
류정환은 소매치기 당했던 기억 때문에 반대하지만 이미 다른 동료들은 김판수와 친해져서 찬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김판수는 한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까막눈이었습니다. 류정환은 한 달 안에 한글을 모두 떼지 못하면 일을 시킬 수 없다며 압박합니다.
한편 김판수의 아들은 학교에서 일본어 교육을 강제로 받게 됩니다. 일본어를 쓰지 않으면 선생에게 맞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은 일본어만 쓰게 됩니다.
돈이 필요한 김판수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글 공부에 매진합니다. 한편 조선어학화에서는 사전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작업했지만 아직 사투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조선어를 가르치는 선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일본제국의 압박으로 결국 선생들의 참여가 어려워집니다. 그러던 찰나에 김판수가 형무소에서 알게 된 지인들을 불러 모읍니다. 이들은 부산, 서울, 전주, 평양 등 지방 출신으로 사투리를 구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일제 경찰들은 류정환의 아버지를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류정환의 아버지 류완택은 창씨개명을 하고 일제에 부역하고 있는 매국노입니다.
그는 경성제일중학교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조선 학생들에게 일본 황군이 되어 전쟁에 나가도록 만듭니다. 이유는 자기 아들이 조선어 사전을 만드는 사실 때문에 일제에게 잡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제 경찰과 거래하여 목숨만을 살렸지만 조선 학생들이 강제로 징병되고 조선어를 쓰지 못하게 됩니다.
류정환과 조선어학회에서는 사전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었지만 일제의 압박으로 작업이 어려워집니다. 작업을 돕는 선생들도 형무소에 들어갔다 온 전과자이거나 가족이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입니다. 일제는 민우철의 아내가 형무소에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그에게 사전이 어디서 만들어지고 있는지 알아냅니다.
결국 일본제국 경찰들이 조선어학회가 숨어 있던 서점에 처들어와 원고를 가져가고 선생들을 폭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갑윤 선생이 돌아가십니다. 그리고 민우철의 아내는 이미 죽었는지 서대문형무소에서 만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일본제국 경찰들이 민우철을 속인 것입니다.
그렇게 일제의 압박으로 말모이 운동은 실패로 끊나는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류정환도 조갑윤 선생이 죽기 전에 남긴 원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사전 제작을 시작합니다.
동료들에게 일제 치하에 들어가서 사전 작업을 마무리 하겠다며 류정환이 설득합니다. 그러나 조선어학회 동료들은 그렇게 되면 결국 조선 사람들을 배신하는 일이라며 거부합니다. 그 무렵 우정국에서 사람이 찾아옵니다. 예전에 각 지방의 사투리를 더 많이 모으기 위해 광고를 냈었는데 그 답장들이 서울역 창고에 있었습니다.
원래는 우정국에서 일본 제국 경찰들에게 넘겨야 됬지만 양심이 있었는지 일부만 넘겨주고 대부분의 편지들은 계속 보관해 왔던 것입니다. 조선어학회에서는 이 자료들과 기부금을 가지고 다시 사전 제작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김판수는 극장에서 다시 일합니다. 우연히 경성제일학교에서 영화를 보러 옵니다. 그중에 아들도 있었는데 선생이 아들에게 가네야마 도쿠진이라 부르면서 아들의 창씨개명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극장에 들어간 학생들은 일본제국에서 만든 일왕 찬양, 그리고 전쟁 참전을 찬양하는 영화를 보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조선인이지만 일본어를 써야 되고 일본 군대에 끌려가야 되는 현실이 참혹합니다. 혼란한 마음 때문에 고민하던 김판수는 우연히 전철에서 일본인과 싸우게 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들 덕진은 김판수에게 학교에서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어쩔 수 없이 자기가 창씨개명을 했다고 털어 놓습니다. 그러자 김판수는 아들에게 왜 이름이 덕진인지 알려줍니다.
김판수가 살던 마을에서 최고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이라서 그렇게 되길 바란다며 지었다고 말해줍니다. 김판수는 아이들을 보며 결심하고 다시 말모이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조선어학회에 찾아갑니다.
김판수의 계책으로 조선어학회는 전국에 모인 조선어 선생들과 공청회를 열고 표준어를 제정합니다. 그러나 일제 경찰들이 들이닥치면서 류정환과 김판수는 원고를 가지고 도망가게 됩니다. 총상을 입은 류정환은 원고를 김판수에게 맡겨 부산에 있는 인쇄소에 가도록 부탁합니다.
그러나 서울역에서 들켜버린 김판수는 결국 도망을 가다가 잡혀 죽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독립이 찾아오고 류정환과 조선어학회 사람들은 우정국에서 희소식을 듣게 됩니다. 바로 김판수가 가지고 도망갔다가 사라졌던 원고를 서울역 창고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결국 조선어학회 사람들은 이 원고를 가지고 다시 작업하여 사전을 만들게 되고 류정환은 이 사전을 김판수의 아들과 딸에게 가져다 주면서 영화가 끝이 납니다.
영화 말모이는 실제로 있었던 조선어학회 사건과 일본의 민족문화말살정책으로 진행됐던 창씨개명, 조선어 금지 등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 이름은 다르지만 실제 모델이 존재합니다. 류정환은 조선어학회 책임자 이극로 선생을 모델로 만들어졌고
말모이 운동도 실제로 조선어학회에서 사전을 만들기 사투리도 모으고 표준어 제정을 위한 공청회도 열었던 실화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일본어를 쓰게 되는 조선인(한국인)들의 모습이 착잡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만약 아직도 일제강점기 시절 그대로였다면 아니 조금만 더 독립이 늦었다면 한국어와 한글은 많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준 우리말과 글을 기억하고 잘 쓰면 좋겠습니다.
영화 보고 나서 알았는데 감독이 엄유나라는 여성 감독이었습니다. 아직 신인이지만 송강호가 주연으로 나왔던 광주 5.18 민주화 운동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각본을 맡으셨더군요. 그래서인지 영화 말모이에서도 김판수라는 인물의 말과 행동에서 택시운전사 주인공 김만섭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큰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사건은 나와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소시민이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고 동참하게 되는 모습이 똑같았습니다.
영화 말모이를 보고 나면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입니다." 이 말을 기억하고 싶다.
말모이에 대한 설민석 강사의 해설이니 영화 보기 전후로 꼭 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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